직장에서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을 때, 그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이해하지 못해도 이해한 척할 때가 많았다. 이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상대방의 말을 이해했다는 인상을 주고, 그를 안심시킬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후에 결국 다시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동료는 친절하게 다시 설명해 줬지만, 나는 그럴 때마다 비용을 낭비시키고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과시하고 있었다. 나의 이해력을 실제보다 과장했다. 동료를 실망시킬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나의 능력이 기대치보다 낮게 측정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것, '음'이라는 감탄사를 뱉으며 이해한 척 속이며 상대를 안심시키는 것. 내가 가지고 있는 습관이자 하루빨리 버려야 하는 행위임을 깨달았다. 내가 이런 습관들로 얻은 것이라곤 소통의 비효율로부터 낭비되는 자원뿐이었다.
"이런 것까지 물어본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배우거든요."
p.189
이 한 문장이 나에게 질문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그동안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해도 될까?", "너무 바보 같은 질문이 아닐까?" 라고 스스로를 검열하며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질문들이 많다. 되돌아보면 무언가를 질문함으로 얻는 민망함보다는 질문하지 않아서 낭비된 자원이 거대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누구도 바보 같은 질문이라며 비난하는 사람은 지금 회사를 다니는 동안 단언컨대 한 명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스스로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며 머뭇거렸던 것이다.
소극적인 자기 과시를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 이런 것까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배워나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내 주위에는 바보 같은 질문을 해도 친절하게 답해주는(내심 귀찮아할지라도) 좋은 동료가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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