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를 5분 동안 하라면 할 수 있을까?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1분 자기소개도 버거웠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하는 형식적인 자기소개는 보통 10초 안에 끝난다. 이름과 나이 그리고 직업을 말하는 것은 10초로 충분한데, 어떻게 5분 동안 더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이처럼 나는 나를 잘 모른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자신을 모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나는 어떤 방식으로 쉬는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인간관계를 선호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지 잘 몰랐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것들을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나름의 고유한 기준을 사용했다. 행복하고 싶을 때 행복해지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고, 좋아하는 활동을 하며 자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끌려다니는 것뿐이었다.
"어둠 속에서 네 영혼을 알아볼 수 있겠니?"
저자가 NBA에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을 때, 저자의 어머니가 저자에게 건넨 질문이다. 자신의 인종이나 외모, 직업 같은 정체성이 노출되지 않는 환경에서 고유한 자신을 알아볼 수 있겠냐는 질문이다. 저자의 어머니는 비범한 일을 성취하려는 사람에게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묘사할 수 있을 정도로의 자기 성찰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직업, 나이, 출신국가, 성별처럼 안전하고 명백한 영역에서 자기 분석을 시작하고 끝내는 것은 안일한 일이다. 이런 기본적인 특징에만 집중하면 우리 자신을 과소평하게 된다.
이런 외적인 특징만 보면 개개인의 개성이 없어지고 경험의 미묘함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이 지닌 기본적인 특징이 서로 영향을 미쳐 만들어진 독특한 특징을 놓치고, 더 큰 성찰에 다가가지 못하게 된다.
p.42
좋아하는 취미조차 모르니, 그동안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답도 알지 못했었다. 머릿속에 이것저것이 떠오르긴 했지만, 나를 확 잡아끄는 무엇인가는 없었다. 단지 시간만 흘러갔고 고민은 사라지지 않은 채 마음 구석 어딘가에 계속 남아있었다. 답을 얻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 잘못된 접근이었기 때문이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기 이전에 내가 누군지 명료하게 이해해야 했다. 내가 누군지 알아야, 어둠 속에서의 나의 영혼을 알아볼 수 있어야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비로소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어둠 속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노력을 하라는 추상적인 조언을 하지 않는다. 책에서는 자신을 탐구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질문거리들을 제공한다.
ㆍ 평소의 상황이나 기분은 어떤가?
ㆍ 사람들과 처음 교류할 때 그들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시간이 지나면 반응이 달라지는가?
ㆍ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또는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하는가?
ㆍ 자신의 장점은 무엇인가? (최소 10개를 나열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자)
ㆍ 자신의 단점은 무엇인가? (최소 10개를 나열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자)
ㆍ주위 세상과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로 교류하는가?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방식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때는 '내향적'이나'외향적'과 같은 광범위한 범주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ㆍ 문제와 도전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 과정은 어떠한가?
ㆍ 극한의 감정을 경험하면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ㆍ 평화로울 때 어떤 기분이 드는가? 평화로운 기분은 얼마나 자주 드는가?
ㆍ 어떨 때 가장 마음이 평화로운가?
ㆍ 어떤 요소나 경험이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주는가?
ㆍ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반응하는가?
ㆍ 기쁨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ㆍ 피드백, 칭찬, 모욕을 받으면 어떻게 반응하는가?
ㆍ 나의 핵심 신념, 내가 따르는 원칙은 무엇인가? 개인적인 가치관을 적는다면 상위 다섯 가지는 무엇인가?
ㆍ 일관성 있게 자신의 가치관대로 살고 있는가?
ㆍ 자신의 맹점은 무엇인가? 과거에 실수를 한 적이 있다면 그때의 경험과 상황에 대해 설명해 보자.
ㆍ 자신에게 실망했던 상황은 언제였는가? 어떤 문제 때문이었는가?
p.58
어느 질문하나 즉답이 나오지 않는다. 평소의 기분? 평소란 것에 기분이랄 게 있나? 장단점을 10개씩이나 말할 수 있을까? 평화로운 기분은 어떤 기분인지도 잘 모르겠다. 나에게 실망한 적은 있는 것 같은데 그 순간을 회피하려고 했던 거 같아, 그때의 기억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주변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질문 하나하나가 어렵다. 정말 그동안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어왔구나 생각이 들며 반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 질문들은 '나를 바로 아는 것'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답할 가치가 있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어디서 출발해야 할지 모른다면 지도는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위치를 알아야 목적지로 향하는 방향을 올바로 설정할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현재 위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위 질문에 모두 답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둘 것이다. 그를 위해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위 질문에 대해서 매일 10분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겠다. 10분이 너무 짧지 않냐고 할 수 있겠지만, 우선 시작할 수 있는 시점에서 시작하고 싶다. 지금은 매일매일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익숙해지면 점진적으로 시간도 늘려보고, 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 자신을 깊이 탐구하는 것이 앞으로의 선택과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임을 깨달았다. 질문에 답하며 나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삶에서 더 주체적인 선택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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