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가 경험하는 감각에 대해 말한다. 책에서는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것이 얼마나 오묘하고 특별한지 말해준다. 우리의 경험은 외부의 자극, 생존을 위해 각인된 본능, 개인의 특별한 수용기, 사용하는 언어와 고유한 문화, 그리고 뇌의 필사적인 노력이 합쳐져 만들어진다. 이런 경이로운 감각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감각에 의한 판단이 얼마나 편견 투성이인지 깨닫게 되었다.
1. 편견 투성이
뇌는 기본적으로 유입되는 정보를 단순히 수집해서 느끼게 하지 않는다. 뇌는 데이터를 단순히 수집하고 정돈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데이터를 능동적으로 조정하고 길들인다. 각 개인은 다른 편견과 예상, 그리고 감정을 가지고 있다. 사람마다 이런 다른 필터를 가지고서 감각을 해석하고 길들이게 되는 것이다.
'간츠펠트 효과 (Ganzfeld effect)' 라는 것이 흥미롭다. 요약하자면 사람은 어떠한 감각적 자극이 없는 상황에도 무엇인가를 보고 듣는다고 한다. 이는 뇌가 필요한 감각 정보가 모두 차단된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내적 모형을 구축하기 때문이다. 아무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보고자하는 것을 보고, 듣고자하는 것을 듣는 것이다. 일반적인 삶에서도 이런 내적 모형이 뇌의 감각적 틀을 제공한다. 우리의 경험은 우리가 보고자 하는 환상의 조각들로 구성되어있는 것이다.
2. 각 개인은 고유한 감각적 경험
"우리가 감각하는 것이 진짜인가?", "내가 감각하는 것을 옆사람도 동일하게 느끼는가?"
책을 읽으며 이러한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감각만큼 객관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했것만 우리는 같은 과일을 봐도 다른 색을 보고 있으며,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다른 맛을 느끼고, 내가 맡지 못하는 냄새를 타인은 맡을수도 있다. 특히 책의 아래 부분이 인상적이다.
잘 익은 토마토는 빨간색이 아니다. 파장이 650나노미터인 빛을 반사하고 있을 뿐이다. 뇌가 이 입력을 전환해서 빨간색이라는 지각을 만든다. 나는 파장을 측정할 수 있지만 토마토를 바라보는 당신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체험할 수는 없다.
p. 57
그렇다. 우리는 토마토가 어떤 상태인지 측정할수 있지만, 개인이 그것을 어떻게 감각하는지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가 본것을 확신하고 다른사람도 똑같이 그것을 봤을것이라 기정 사실화 한다. 시각 외에 다른 감각들도 마찬가지로 개인의 특별한 유전자와 수용기, 사용하는 언어와 고유한 문화에 따라 사람들은 같은 자극이라도 다른 경험을 하게된다.
인간은 '내가 경험하는 것이 바로 진짜다' 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지만, 그 어느 것도 자신의 감각만으로 100% 확신할수 없다. 사람은 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대상에 대하여 감각해도, 다른 경험을 한다. 이런 여러 경험속에서 다른 사람의 지각보다 나의 지각이 우월하다고 하며 신뢰할 근거는 전혀 없다. 나의 경험도 단지 수많은 경험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 뇌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을 들여다보는 것은 이처럼 또하나의 시야를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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