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다면 그 어떤 칭찬이나 모욕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때문이다.
- 테레사 수녀
보통 사람들은 다른사람의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이런 고양된 기분을 유지하고자 우리는 외부의 인정을 받으려 노력한다. 외부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종종 낙담하곤 한다. 반면 모욕을 받으면 기분이 나쁘다. 자신의 주장과 행동이 위협받으면 방어적으로 변하며 긴장한다. 위협에 대응해, 자신의 상황과 의견을 지키려 최선을 다한다. 그 과정에서 감정이 요동친다.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가 우리 자신이 어떤사람인지 스스로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허약한 자아감"이라고 표현한다. 자기 가치를 외부 정보에서 찾으려 하고, 이념적으로 고립되어 있으며, 자기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세 가지 경향이 합산된 결과가 허약한 자아감이다.
나도 허약한 자아감을 지녔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옳다고 지나치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내 주장을 옳다고 검증하는데에 집중했다. 평소에도 나의 의견은 옳다는 전제로 다른 사람을 감히 가르치려했고, 내 주장이 좀더 우월하기때문에 상대방의 의견은 덜 옳다(?)는 생각을 지녔다. 겉으로는 "당신 의견도 옳다" 라고 말하기도했지만, 속으로는 "결국 내가 옳다."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아왔다. 이런 버릇은 내가 피드백을 받아들임에있어 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나는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피드백으로부터 성장한다고 어렴풋이 동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피드백은 많은 경우 '잔소리' 또는 '혼냄'의 형태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마 전달자는 그렇게 전달하려하지 않았겠지만 (그랬을수도 있고) 어쨌든 나에게 많은 피드백은 그렇게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그런 형태로 전달되어진 피드백은 흡수되지 못하고 모두 튕겨져 나갔다.
회사에서 열심히 준비한 발표가 혹평을 받을 때가 기억난다. 발표 전날에 자료준비도 열심히 하며 꽤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였었다. 내 발표가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거라 생각하며 자신있게 발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발표가 끝난뒤, 나는 태어나서 여태 들어보지 못했던 혹평이란 혹평을 모두 모아 들었다. 발표는 5분 남짓이었는데, 거의 한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비판을 받아야 했다.
몸은 움츠러들고 고개는 숙여졌다. 내 자신이 공격받는것 같았고 동시에 내가 가치없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채워졌다. 내 상황과 맥락을 고려해주지 못한 피드백이란 생각에 기분이 나쁘기도했고, 변명을 입밖으로 내려했다가 돌이켜 넣었다. 이러한 피드백으로부터 내가 얻을수 있었던 것은 낙담, 자기비하, 그리고 떨어진 사기 뿐이였다.
이처럼 피드백은 의욕을 저하시키기도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피드백은 중요하다. 내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에게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도록 도와줄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로부터 스스로를 더 잘 알수있는 힌트를 얻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피드백이 낙담, 자기비하, 떨어진 사기로만 이어지지 않고 성장하는 수단으로 쓰일수 있을까?
책에서는 많은 방법을 소개하는데, 개인적으로 종합했을때 '신뢰하는 사람에게 요청하는 성장형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이 단어에는 3가지 요인이 들어가있다.
①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피드백
② 신뢰할수있는 사람에게 요청하는 피드백
③ 피드백으로부터 성장하리라는 사고방식
사실 많은 형태의 피드백들은 안전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는 실수했을때나 잘못했을때, 상사의 피드백이 날카롭게 들어온다. 저자는 이렇게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압박에 시달릴 때는 피드백에 방어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피드백은 지치거나 배고프지 않을때, 다른일에 몰두하지 않을때 피드백을 더 잘 수용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보면 그동안 들어왔던 대부분의 피드백은 피드백을 잘 수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이루어져왔던 것이다.
① 이런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이 피드백을 직접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동적으로 당하는 피드백의 환경은 내가 선택할수 없지만, 내가 능동적으로 요청하는 피드백의 환경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든든히 밥을 먹어서 배고프지 않을때, 일이 바쁘지 않아 여유로울때, 기분이 좋을때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런 안정감있는 환경에서 우리는 피드백을 훨씬더 잘 흡수할 수 있다. 피드백을 반길수 있는 상황일때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하자.
② 그리고 이런 피드백을 믿을만한 지인에게 요청해야한다는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 피드백을 했을때는 그사람들이한 부정적 피드백을 망각해 버리는 반면, 친구나 배우자가 한 피드백은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제공한 피드백을 더 신중하게 처리하고 기억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때문에 평소에 자신이 신뢰할수 있는 사람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는것, 또는 자신이 신뢰할수 있는사람이 되어 믿을수 있는 동료들을 많이 만들어 놓는것도 필요할 수 있겠다. (되돌아보니 평소 신뢰하는 사람과는 담소만 즐겼을 뿐, 단한번도 피드백을 요청한적이 없는것같다.)
③ 마지막으로, 이런 피드백을받을때 "성장형 사고방식"을 탑재하는것도 중요하다. 성장형 사고방식은 말그대로 '사람이 성장하고 발전하며 변할 수 있다는 믿음' 이다. 이런 믿음은 유치해보이기도하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은 다양한 상황에 큰 영향을 끼친다. 사실 성장형 사고방식의 중요성은 너무많은 연구결과와 책에서 증명되어왔다.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성과보다 학습을 중요시하며,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감정을 더 적게 느낀다. 이들은 노력을 새로운 분야에서 능숙해지기 위한 시도로 본다. 이런 사고방식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이면 부정적 정보를 선택적으로 망각하는 행위가 사라진다고 한다. 미래 자아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정보라고 믿기 때문이다.
부끄럽지만 피드백을 요청하기 전에 한번씩 (속으로) 되뇌어보자.
"나는 피드백으로부터 배우는 사람이다."
"나는 성장하기 위해 질문하는 사람이다."
결국 '신뢰하는 사람에게 요청하는 성장형 피드백'은 통제할수 없었던 피드백을, 통제할수 있는 피드백으로 탈바꿈시켜나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통제감을 조금씩 가져온다면 끝내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겸허함과 성장할 수있는 영역을 발견할수있는 안목을 얻을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태도에서 신뢰할수있는 동료도 될수 있을 것이다. 어렵지만 대담하게 피드백을 요청하자. 분명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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