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그동안 관계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 꽤 노력해왔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으며, 다른 사람의 말을 더 잘 들어주려고 했고, 리액션도 의식적으로 바꿔보았다. 비난을 줄여보기도 했고, 처음 만나는 사람의 이름을 미리 외워가기도 했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칭찬을 낯선 사람에게 건네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행동들을 반복할수록 마음이 고양되기보다는, 오히려 어색함과 피로, 그리고 분명한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곰곰이 돌아보니, 나는 인간관계를 ‘해야 할 일’처럼 다루고 있었다. 인간관계가 인생에서 중요하고, 그로부터 얻는 것이 크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움직일 동력이 되는 마음은 부족했다. 이런 방식의 실천은 나에게 피로만 쌓이게 했고, 점점 진심과는 거리가 있는 태도를 만들어냈다.
문제는 곧은 마음의 부재였다. 나에게는 다른 사람을 향한 진심이 부족했다. 관계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 마음이 행동을 끝까지 밀어줄 만큼 단단하지는 않았다. 알맹이가 비어 있는 행동들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인간관계는 결국 행동으로 드러나야 하지만, 그에 앞서 자신의 마음을 먼저 살피고 태도의 방향을 바로잡는 일이 필요했다. 한 달 전, 김주현 이사님이 내게 조언해주셨던말도 떠올랐다. “친절한 말은 끝단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음보다 앞서나간 행동들은 결국 티가 난다. 냉소적인 표정으로 건네는 친절, 건조하게 흘러나오는 감사, 억지로 지어낸 웃음. 이 모든 것들은 곧은 마음이 갖추어지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어색한 흔적들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감사하지 않은데 감사한다고 말하고, 관심이 없는데 관심 있는 척하는 일이 과연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겠는가. 그런 태도는 결국 자신을 지치게 만들고, 관계를 더욱 어색하게 만들 뿐이다.
그래서 접근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관계에 대한 글을 읽고, 그에 대한 생각과 나의 경험을 엮어 매일 두 문단씩 글을 쓴다. 그리고 하루 동안의 관계를 돌아보며, 느꼈던 감정과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을 기록한다. 마지막으로, 이 사유를 바탕으로 행동을 쌓아간다. 매일 하나의 행동을 정해 의식적으로 시도해보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 다시 그것을 돌아본다.
이것은 눈에 보이는 행동에 집착하며 생긴 오류를 바로잡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마음을 다듬는 일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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